베를린의 겨울은 해가 없다. 춥고 우울하다. 라는 말을 굉장히 많이 들었다.
그래서 웬만하면 주말에는 나가서 돌아다니려고 노력하고 있다.
날씨가 너무 좋았던 4월의 마지막 주말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를 다녀왔다.
베를린 장벽에 그림을 그려 조성한 갤러리로 1.3km이며 가장 길고 오래된 야외 갤러리다.
베를린 장벽을 실제로 보고 싶었다.
그렇게 높진 않지만 그렇다고 낮지도 않은 높이.
매끈한 표면에 꽤나 두꺼운 두께.
그리고 그 위에 다양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미술을 잘 모르기 때문에 각각의 그림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알 수는 없었다.
아마도 브란덴 부르크 문이겠지?
가장 유명한 형제의 키스
그래서 그런지 여기에는 특히 사람이 더 많았다.
동독과 소련의 서기장이 실제로 입을 맞춘 장면을 그린 것이다.
두 공산주의자들의 치명적인 사랑이라며 우회적으로 풍자하는 그림으로 유명하다.
좀 더 걸어가다 보면 베를린 장벽의 뒤로 들어갈 수 있다.
슈프레 강이 흐르고 있어 작은 한강 느낌이 나기도 한다.
다들 손에 음료 하나씩 들고 여유를 즐기는 것을 보고 있자니 나도 참을 수 없어서
콜라를 마셨다. ㅎㅎ
년도에 장미꽃이 그려져 있는 그림도 있다.
장미꽃의 의미는 그 해에 베를린 장벽을 건너가려다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숫자다.
거의 유일하게 이해하고 마음이 좋지 않았던 그림이다.
이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림ㅎㅎ
얼핏 보면 베를린 TV 타워도 보이는 것 같고.
콧김이 너무 맘에 든다.
이런 철창도 가끔 볼 수 있는데
공식적으로 베를린 장벽이 철거되기 전
주민들이 나와서 셀프로 철거(?)한 것이라고 한다.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던 베를린 장벽.
차갑고 우울한 시기의 상징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게 무너지며 사람들의 자유와 희망이 떠오르지 않았을까.
여행을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유로웠다.
그만큼 천천히 보고 느낄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