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반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에 적어보는 우아한테크코스 리뷰어 후기

나는 우테코 안드로이드 과정 5기를 수료했고, 운 좋게 7기 안드로이드 리뷰어로 다시 우테코에 합류하게 되었다.
이전부터 리뷰어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기세좋게 지원했고 함께하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크루들이 원하는 만큼 퀄리티 있는 리뷰를 줄 수 있을까?
처음 해보는 리뷰어 활동이기에 다른 리뷰어들과의 차이가 나지는 않을까?
8시간의 시차가 크루들에게 너무 느린 피드백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텍스트로만 주고받는 온라인 리뷰의 특성상 내 의도를 잘 파악하고 받아들여줄 수 있을까?
이외에도 여러가지 생각들을 해봤던 것 같다.
이러한 걱정들과 함께 2025년 2월 우테코가 시작되었다.
리뷰어 활동
고찰
시작하기도 전에 걱정이 많았던 덕일까 리뷰어로서의 방향성을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었다.
본인이 받고 싶던 리뷰를 해주자.
크루였던 본인을 많이 떠올려보았는데, 당시 이해하기 어려웠던 애매~한 리뷰를 받은적도 있고, 이건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감도 오지 않는 리뷰도 있었다. 또한 고민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은 정말 감사하지만, 때로는 괴롭히려는걸까? 라는 생각이 든적도 있었다. 이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크루의 수준에 맞추어 리뷰를 주고, 너무 모호한 리뷰는 남기지 않으며 예시 코드를 통해 리뷰이의 이해를 높여주려 노력했다. 이를 통해 어느정도의 의견 핑퐁이 되면 본인의 생각을 남기고 열린 질문을 남기면서 리뷰를 마치기도 했다.
리뷰어와의 거리감을 줄이자.
크루입장에서는 리뷰어가 마냥 편하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만약 현실에서 마주했다면 다르겠지만, 우리는 온라인으로 첫 인상을 대체하기에 메울 수 없는 간극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래서 리뷰이들이 정해지면 소개와 리뷰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점, 앞으로의 리뷰가 어떻게 될지, 궁금한 점은 언제든 연락을 남겨달라는 말을 정리해서 미리 연락해두었다. 따로 연락이 온 크루는 없었지만..
리뷰 아카이브
이 부분은 다른 리뷰어에게 영감을 받은 부분이다.
많으면 네 명 적으면 세명에게 리뷰를 주기도 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확인해야 하는 코드 양과 남기는 리뷰 양이 늘어나기 때문에 어떤 대답을 듣기 위해 리뷰를 남겼는지, 리뷰이를 어떤 방향으로 유도하고 싶었는지에 대한 부분들을 잊어버리기 시작했다. 그 다음부터 리뷰를 남기면서 어떤 목적으로 이 리뷰를 남겼고, 이 리뷰가 의도한 방향으로 반영된다면 그 다음 스텝은 무엇인지, 추가적으로 남길 질문들은 무엇인지를 노션에 기록하며 리뷰를 진행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리뷰이 피드백을 적을 때 해당 부분들이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다.

리뷰 훔쳐보기
이것은 크루때도 종종 하던 것인데 다른 리뷰어의 리뷰를 많이 훔쳐보는 것이다. 다들 본인보다 오래된 현직자 + 리뷰어 경력을 가지신 분들이었기에 좋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고, 이런 상황에는 어떻게 리뷰를 남기는게 좋을까? 에 대한 고민에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다.
모든 리뷰어 분들이 각자만의 개성을 계셔서 이러한 점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밌었는데, 보다보면 너무 재밌어서 시간 가는줄 모르고 리뷰를 까먹을 때도 많았다.
힘들었어요

24시간의 굴레
24시간내에 리뷰를 해야하는 것이 본인에게는 너무 가혹했다.
아침에 기분좋게 출근하면 슬랙으로 알림 메시지가 울린다. (띠링 * 4)
회사 일인고 확인해보면 리뷰요청이다. 아 맞다 나 리뷰어지..
남들은 퇴근시간에 리뷰요청 받는데.. 본인은 출근시간에 리뷰요청을 받는다. 이 말을 조금 생각해보면 출근하기 전에 리뷰를 다 끝내야해. 자기전에 리뷰를 다 끝내야해 이며 본인은 사실 16시간안에 리뷰를 모두 마쳐야 했던 것이다.
리뷰 요청이 오는 날이면 출퇴근 시간을 아끼려고 노력했고, 최대한 낭비되는 시간이 없도록 빡빡하게 지냈음에도 시간이 갈수록 드는 품은 많아져 해뜨고 자는 날도 적지 않았다. 심지어는 여행가는 기차에서도 리뷰를 하고, 놀고 들어와서 새벽까지 리뷰를 하기도 했다. (원래 여행갈 때 절대 노트북 안들고 가는데..)
리뷰 주기
항상 아쉬운 리뷰의 주기.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핑퐁이 부족해서 너무 아쉬웠어요.
리뷰어로서는 매우 힘든(리뷰어를 해보고야 알았음), 리뷰이로서도 힘든 그렇지만 모두 좋은, 여러 번의 핑퐁을 지향했다. 최대한 사소한 피드백은 나중으로 미루고, 중요한 리뷰를 달다가 10개 이상이 되면 수정 요청을 보냈다. 너무 많은 고민을 하지 않길 바라며.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 하루면 와야한다고 생각했던 요청은 며칠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그렇다. 리뷰의 수를 조절한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이러한 일이 몇 번 더 반복되고나서 코멘트가 많던 적던 걸리는 시간은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고 모든 코드를 확인한 뒤에 수정 요청을 보냈다.
그래도 좋았어요

코드리뷰
내가 전달하는 정보가 정말 맞는 것인지 여러번 확인해보며 내가 알고 있는 전반적인 지식들에 대한 재점검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생각보다 많은 것들 정확하게 알고 있기도 했고,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모르고 있기도 해서 본인에 대해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평가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잊었던 것들
일에 치여(?) 잊고 있던 것들에 대한 중요함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시간이 되었다.
정해진 기한내에 일을 마쳐야 하는 회사원의 입장에서는 정답이 없는 부분에서의 많은 고민은 사치다. 또한 이미 잘 만들어져있는 구조와 코드들이 많기 때문에 굳이 고민하지 않아도 잘 가져다가 쓸 수도 있다. 그러면서 점점 녹슬어간 본인의 톱니바퀴들을 인지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른 사람이 리뷰하면서 확인해주겠지, 시니어가 작성한 코드니까 얼추 맞겠지 와 같은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나를 반성하며 작은 것까지도 고민하던 과거의 나를 마주했고, 이를 계기로 회사 일을 바라보는 시각도 많이 달라졌다. 아직도 쉽지 않지만 어떻게 하면 더 생산성있게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중이다.
우테코 방문
우테코 리뷰 기간 중 본인을 제외한 모든 리뷰어 분들은 이미 우테코를 방문하셨고, 크루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도 나눈 것을 알고 있었다. 코드리뷰가 온라인으로만 진행되기에 리뷰어가 마냥 편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느껴지지만(본인도 그랬기에), 직접 대면한 뒤로는 거리감이 확 줄어들 것임을 알기 때문에 이 부분이 정말 부러웠다.
10월이 되서야 한국을 방문했고 리뷰어가 누군지 잊었을 법도 한 시간이 지나 우테코를 방문했음에도 반가워해준 크루들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 저녁을 먹고 커피 한잔을 하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는데 각자의 소중한 시간을 할애해줘서 너무나도 감사했다. 모든 크루들을 만나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기억해줄 사람들이 생겼다는 것에 만족한다.
그리고 좁디 좁은 이 업계에서 언젠가는 동료로, 성장한 우리로 만나기를 기대한다.
마무리
우테코 교육의 한 부분이 되어 크루들과 함께할 수 있었고, 그들의 성장을 옆에서 지켜보며 내심 뿌듯했던 시간이었다. (드디어 해방이다..)
첫 리뷰어였던만큼 시행착오도 많고 고단한 시간이었지만, 그만큼 소중한 경험과 인연들을 얻었으며 현재의 나를 되돌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준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독일 밤이 길어 남길 수 있었던,
좀 많이 늦은 그러나 올해가 가기 전이기에 너무 늦지 않은 우아한테크코스 7기 리뷰어 활동.
여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