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2024년 4월 2일부터 2024년 4월 7일까지의 이야기.
첫 날부터 출근 전날까지도 적지 않은 일이 있었다. 그런데 절반은 필요한 것을 사러 이리저리 돌아다닌 이야기니 각설하고, 좀 더 재밌을(?) 첫 출근 이야기와 첫 주 이야기를 다뤄보려고 한다.
출근
베를린에는 여러가지 대중교통이 존재한다. 트램, S반, U반으로 불리는 지하철이 있고 물론 버스도 있다. 그 중 나는 트램을 이용한다. 그리고 놀라운 점이 하나 있는데 독일은 대중교통이 매우 비싸다. 한 번 타는데 3.5유로. 한국에서 1400원 낼 때도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아주 매우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49유로 티켓이 있다. 이는 한 달 동안 독일의 대중교통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인데, 나는 이것을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49유로 티켓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해주는 회사의 베네핏이 있기도 하다. 그래도 비싸긴 하다만.)
트램을 타면 내부에서 표를 구매할 수도 있다. (물론 온라인으로도 구매가 가능하다.)
트램, S반, U반 모두 타봤는데 트램이 정류장도 내부도 매우매우 깔끔하다. U반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지하철인데 정류장이 좀 빡세다. 엄청 더럽거나 어둡거나 그렇지는 않지만 약간 지하실같은 느낌이 있다. U반을 이용할 때면 우리나라 지하철이 조금은 그리워진다.
회사에서는 신규 입사자들이 모여서 온보딩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40명 정도의 신규 입사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 중 10명이 우테코 사람들. 사실 첫 주는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도 잘 안난다. 짜여져 있는 프로그램 따라서 흘러가고 거기서 많은 정보가 쏟아지니 힘들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저녁 먹고 쓰러져서 기절해버리기 일쑤였으니까.
내용을 열심히 들으려고 노력했지만 영어를 못해서 놓치는 것도 많았다. 집중력도 빨리 떨어지고. 그래서 옆 사람들에게 '뭐라고 하는거야?' 라며 열심히 귀동냥ㅋㅋ
입사 선물키트와 귀여운 후드집업도 받았다. 키트(?)에는 텀블러, 연필, 노트, 볼펜, 웹캠 가리개 이런게 들어있어서 평범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피자칼(?)이 나왔다. 처음에 딱 받고 엥? 이런게 대체 왜 들어있는거지? 라고 생각했는데 며칠 더 지내보니까 굉장히 센스있는 선물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마트에 파는 냉동 피자나 배달로 시키는 큰 피자는 잘려있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그 때마다 요긴하게 잘 쓰고 있다.ㅋㅋㅋ
후드집업은 등판에 아주 크게 글씨가 써져 있어서 입지 않을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한다. (차라리 내가 디자인한 우테코 후드집업 입을듯)
첫 회사이긴 하지만 온보딩 프로그램이 정말 잘 짜여져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굉장히 체계적이면서 모든 정보가 문서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으니까.
주말
길고길고길고길었던 평일이 끝나고 주말. 백수 기간 동안 매일이 주말이라고 생각해서 토요일, 일요일이 와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그냥 똑같이 쉬는 날 중 하나? 그런데 확실히 일하니까 달랐다. (세상에 모든 일하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왠지 더 기분이 좋은 하루.
날씨가 너무 좋아서 좀 거리가 있는 관광지를 다녀왔다.
브란덴부르크 문이다. 사진에 잘 담기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보면 엄청 크고 웅장하다. 그리고 굉장히 많은 역사와 재미난 사실들도 많다.
5개의 문 중 가운데 문은 오직 왕실 사람만 이용할 수 있었고, 나머지 네 개의 문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문이었다. 그리고 나폴레옹이 전쟁에서 승리한 후 이 문에서 개선식을 진행한 후 위에 있는 사두마차 상을 가져갔다. 하지만 2년 뒤 전쟁에서 나폴레옹은 패배했고, 다시 사두마차 상을 가지고 오며 독수리와 월계관을 추가한다.
2차 세계 대전에서 많은 총탄의 흔적이 생겼고, 사두마차 상의 머리 하나는 날아가 현재 박물관에 있다고 한다. 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 사람들은 브란덴부르크 문 앞으로 나와 축하를 했다고 한다.
홀로코스트에서 학살당한 유대인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비이다. 2711개의 비석들이 놓여져 있으며 규모가 엄청나다. 학살을 자행한 나라에 피해자들을 위한 추모비가 있다니 좀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길거리 음식 커리부어스트. 소세지와 감자튀김에 식당마다의 소스를 뿌려주는 음식이다. 그래서 그런지 먹는 곳마다 맛이 조금씩 다 다른데 여기서 먹은 커리부어스트는 정말 맛있었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래뵈도 11유로 정도 하는 간식이라구. 간식치고 가격이 좀 나가긴 하지만 양도 많고 맛있었다.